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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꿈 / 수니
초록별 뜬 푸른 언덕에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딱따구리 옆구리를 쪼아도 벌레들 잎사귀를 갉아도
바람이 긴 머리 크러놓아도 아랑곳없이 그저 묵묵히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아름드리 어엿한 나무가
만개한 꽃처럼 날개처럼 너를 품고 너희들 품고
여우비 그치고 눈썹달 뜬 밤 가지 끝 열어 어린 새에게
밤하늘을 보여주고 북두칠성 고래별 자리
나무 끝에 쉬어 가곤 했지 새파란 별똥 누다 가곤 했지
찬찬히 숲이 되고 싶었지 다람쥐 굶지 않는 넉넉한 숲
기대고 싶었지 아껴주면서 함께 살고 싶었지
보석 같은 꿈 한 줌 꺼내어 소색거리며 일렁거리며
오래 오래 안개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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