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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수헌(睡軒)

동촌에 가면......

by 수헌! 2005.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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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촌에 가면……… 북한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경춘국도는 기분전환을 위한 드라이브 코스로 좋았습니다. 지금은 너무도 상업적인 모양과 또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그 분위기가 반감되었지만 마석을 지나 청평부터는 그나마 조망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때로는 마석으로 가지 않고 퇴계원에서 내촌을 지나 서파 서거리에서 우회전하여 현리를 통해 청평으로 가기도 하지요. 가평 대교를 건너 강촌에 이르면 강원도 땅이라고 산세가 제법 달라보입니다. 춘천 시내로 들어가는 길을 버리고 북한강의 좌측길로 강을 끼고 달립니다. 삼악산 들머리도 지나게 되지요. 의암댐과 만나는 지점에 이르면 그 곳에는 늘 등산객 서너명이 서서 차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도로는 강물의 흐름대로 이리저리 휘어집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좌대에는 낚시꾼들의 세월을 낚는 모습이 더욱 운치를 더하지요. 잠시 더 달리면 이제는 춘천댐이 나타납니다. 강변에 늘어선 논밭과 산자락 아래 단아하게 세워진 작은 교회도 보이고 철조망과 시멘트 블록으로 막혀진 군 막사도 나타나고 그러다 보면 38선 표시를 해 둔 커다란 돌덩이가 도로 옆에 서 있지요. 또 도로 양쪽에 얼룩무늬의 큰 시멘트 덩어리가 있습니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탱크 저지를 위한 장애물이지요. 이 땅의 슬픔입니다. 산세와 강물의 흐름을 번갈아 감상합니다. 양지 바른 곳에는 마을이 옹기 종기 모여 있고 군부대 연병장에는 주홍색의 체육복을 입은 군인들이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화천에 이릅니다. 이곳에서도 계속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푸른 강물을 끼고 유유히 달리다 보면 검문소가 등장합니다. 군인들이 버티고 있지요. 강을 건너는 구만교 다리와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말입니다. 다리를 건너 언덕을 올라서면 광활한 호수가 등장합니다. 이름하여 파로호! 화천댐을 파로호로 명명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께서 6.25때 중공군을 크게 무찔러 수장시킨 곳이라 파로호라 부르게 되었지요. 도로에서 좌측 내림길로 꺾으면 몇몇 음식점과 주차장 그리고 선착장이 나옵니다. 파로호 구만리 선착장이라고 부릅니다. 선착장 난간에 기대어 서서 광활하고 짙푸른 호수를 바라보면 생활에 쫓겨 언제나 들뜬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호수 건너편에 몇몇 가구가 아주 아담하게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마을의 지형적 특성은 뒷편은 높은 산으로 가려있고 좌우측은 능선이 길게 뻗어내려 오고 정면은 맑고 푸른 호수가 넘실대는 하루 종일 햇빛이 잘 드는 아늑한 곳이지요. 이곳이 바로 󰡒동촌󰡓입니다. 가까이 가보고 싶으면 배를 타고 가야합니다. 선착장 아래에 보면 쏜살같이 달리는 모타보트 몇 척이 있습니다. 돈푼께나 줘야합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비포장 산악길이 포장을 마쳤으니 말입니다. 선착장에 들어왔던 길을 다시 나갑니다. 그리고 좀 전에 지나온 검문소를 향해 다리를 건넙니다. 다리를 건너 우회전합니다. 평화의 댐 방향입니다. 우측으로는 하천을 끼고 달립니다. 5km정도 달리면 길이 크게 󰡒ㄷ󰡓자로 휘어집니다. 그리고는 우측으로 새로 닦여진 포장도로가 나옵니다. 이정표에는 󰡐동촌, 태산리󰡑로 되어 있지요. 도로는 산 속으로 달립니다. 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몇 해 전에 방송에서 남한 땅에도 호랑이가 살아있다고 그 놈을 카메라에 담아보겠다며 방송국 기자들이 날밤 새며 지키고 했던 산이 해발 1190m 되는 󰡐일산󰡑 입니다. 이곳이 일산의 능선에 해당됩니다. 어렵게 올라간 길이 다시 한참을 꾸불꾸불 내려가면 초등학교도 보이고 마을도 보입니다. 도로 끝날 때까지 내려갑니다. 평지라고 느껴지는 곳에 이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은 태산리로 가는 방향입니다. 그냥 직진하세요. 호수가 등장합니다. 갈대가 바람에 일렁이는 호숫가에 도착됩니다. 저 건너편 구만리 선착장이 보입니다. 좌우측 능선 아래 적당한 곳 골라 텐트를 치고 물가로 내려가 낚시대를 드리우면 됩니다. 맑은 공기 푸른 물 벗삼아 낮잠 한번 진하게 자고 나면 묵직한 뒷머리가 가벼워짐을 느낄겝니다. 지금도 동촌에 가면 양지바른 평평한 곳에 텐트를 쳐 두고 낮잠을 즐기는 이가 있을 겝니다. 이틀 밤을 꼬박 지새도 입질 한 번 받지 못하는 낚시라도 아침 물안개를 눈으로 들이키고, 소쩍새 울음을 귀로 먹어 보았으니 더 이상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요.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요즘은 팔뚝보다 굵은 황금빛 나는 잉어와 상면할 수 있는 행운이 있기도 하지요. 은퇴하면 동촌에서 아담한 집 하나 짓고 낚시로 소일거리 하면 좋겠다는 작은 꿈이 요즘은 도래기재나 조침령 고갯마루에 팬션 하나 지어놓고 지나는 산꾼들에게 대피소로 하면 좋겠다고 꿈이 바꿔집니다. 그 꿈을 산오름대빵님이 실현시켜 주겠다고 머리 싸매고 있습니다. 축복을!!!!!!!!! …….동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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