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리고.../수헌(睡軒)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by 수헌! 2017. 2. 6.
반응형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은 인연입니다

윤회나 환생을 믿지 않더라도 소중하지 않는 인연은 없지요


처음엔 사소하여 잘 알아보지 못할 뿐,

이 사소함이야말로 존재의 자궁 같은 것

블랙홀이나 미로일 수 있지만

바로 이곳에서 꽃이 피고 새가 웁니다


연기암의 물봉선 하나가 지는 데도 필연적 이유가 있고,

그 꽃잎 위에 내린 이슬 하나에도

실로 머나먼 여정과 엄청난 비밀이 스며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65억 분의 1의 확률로 만난 그대와의 인연

그 얼마나 섬뜩할 정도로 소중한지요

극소와 극대, 순간과 영원은 다르지 않습니다

'어려서 죽은 아이보다 더 오래 산 자는 없다'는 말을

이제야 알 것도 같습니다


돌아보면 마치 전생의 악연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그동안 마주치지 않으려고

우리는 또 얼마나 오랫동안 몸부림을 쳤는지요.


악연은 잘못된 만남이 아니라

한하늘 아래 살면서 아예 만나지도 못하는 것.


결국 인연과 악연의 그 무서운 갈림길은

우리 마음속에 있습니다


아직은 가지 않는 길,

내내 가지 말아야 할 길,

악연의 길을 가기엔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 이원규님의 글중에서 ... 

반응형

'그리고... > 수헌(睡軒)'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가 오는날에...  (0) 2017.06.30
봄...이성부  (0) 2017.03.13
산이 우는 소리  (0) 2017.01.23
[스크랩] Pardonne Moi (용서해 주세요) / Nana Mouskouri  (0) 2016.12.24
2016년 ~ 2017년 수렵허가 지역  (0) 2016.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