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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2003.10.25 -10.26 쾌청
- 어디로:설악동-비선대-천불동계곡-양폭산장-망경대- 화채능선-대청봉-중청-끝청-한계3거리-한계령
- 얼마나:총 11시간 50분(식사2번,휴식시간 포함)
- 새벽 3시30분, 어둠이 깔린 설악동 하늘은 유난히 별들이 쏟아진다.
- 최근들어 잊고 있었던 수많은 별들이다.
- 그중에서도 뚜렷이 보이는 오리온자리, 사각형 꼴 중앙에 삼태성이 꼬리를 이루고......
- 비선대 지나 가을계곡의 진수를 보여주던 천불동 계곡은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암흑속에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계곡 따라 기다란 하늘의 은하수를 벗삼아 돌길을 오른다.
- 눈에 뵈는 게 없으면 걸음은 빨라지는 법, 출발 2시간 10분만에 양폭산장에 도착한다(5:40).
- 바람찬 산장 앞에서 난 역시 초보 티를 낸다. 보온 도시락에 밥을 싸 와야되는데......
- 썽그러니 식은 주먹밥에 차가운 물은 먹을 맛이 나지않고......
- 라면국물과 따듯한 물을 지원받아 아침을 해결한다.
- 어느덧 여명이 밝아오고 우리 팀은 슬그머니 최대한 빠르게 눈앞의 능선을 치고 오르기 시작한다.
- 희미한 길을따라 꽤 가파르게 올려 부친지 30분 정도 지났을까,
- 드디어 능선위에 도착하고 거기서 입을 다물줄 몰랐다.
- 망경대, 눈앞의 공룡능선의 신선대와 천화대를 마주보고 서있는 그곳.
- 멀리 울산바위, 황철봉부터 공룡능선, 대청봉, 칠선봉, 화채봉까지......
- 외설악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까마득히 아래로 칠선폭포의 장관이 보이고 능선따라 대청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 좌측으로 멀리 동해바다가 보이고 우측으로 공룡능선을 벗하며 대청을 향한 기나긴 오름길은 공룡능선의 장관을 다각도에서 제대로 즐기는 것 같다.
- 이미 이곳은 초겨울이라 땅은 얼어서 서릿발이 보이고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들만 남고 오로지 푸른건 소나무 정도이다.
- 드디어 대청에 오르니(10:00) 남다른 감회에 젖는다.
-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야영장비 낑낑거리며 매고 운동화신고 백담사로 해서 이곳에 온 이후 다시 오기까지는 24년이 걸렸다.
- 오늘의 조망하나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남쪽으로는 점봉산 그 아래로 오대산이 보이고 동쪽으로 동해바다의 수평선,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쪽으로 향로봉너머 금강산이 또렷하게 보인다.
- 주말이지만 오늘의 설악은 비교적 한가한 것 같다.
- 아마 단풍시즌이 거의 끝나서 인 것 같다. 하지만 설악의 산세를 즐기기에는 적당히 한가한 요즈음이 적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 기념사진 찍고 또 한상 펴놓고 마치 산행을 끝낸 양 한껏 풀어졌지만......
- 이후의 한계령까지의 내리막 코스는 무릎과 허리가 항상 부담인 나로서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 중청지나 끝청지나 한계3거리까지 스멀스멀 내려가는 기나긴 여정이다.
- 하지만 이번엔 내설악의 비경을 가슴에 담기에는 충분한 코스이리라.
- 멀리 오세암이 내려다 보이고 용아장성이 앞에 버티고 있고 그 뒤로 공룡능선이 병풍처럼 버티고 서있다.
- 왼쪽으로 보이는 점봉산은 다음에 가야할 숙제이고......
-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이젠 빨리 하산하고 싶어 질 때쯤 한계3거리에 다다른다(13:30).
- 여길 지나는 모든 이들이 쉬어 가는 지점 같다.
- 여기서 배낭을 펴놓고 마지막 배낭의 무게를 줄인다.
- 서북능 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대청봉쪽으로 향하는 것 같다.
- 하지만 지나오면서 눈에 익힌 서북능선, 귀때귀청봉, 안산은 다음 산행 계획 속에 포함시킨다.
- 충분한 휴식 뒤의 한계령까지의 급한 내리막길은 나의 마지막 인내력을 시험한다.
- 차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눈앞에 보이는 한계령은 오늘도 역시 차로 인하여 몸살을 한다.
- 비로소 속세로 돌아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15:20) 11시간 50분으로 나의 최장시간 등반기록을 경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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