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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경표와 신산경표/대한산경표

대한산경표를 위한 변명

by 수헌! 2019.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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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몸담고 있는 홀대모 카페에서

갈라파고스를 연상시키는 공지가 올라왔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인데...

박성태 선배님의 뜻은 아닐것 같고....

답답할 뿐이다.


산으로님글 옮겨왔다


대한산경표를 위한 변명

 

이 글은 2019.04.30. 다음카페 홀대모공지 게시판에 실린 “()산경표 관련 산행기에 대한 부탁 말씀에 대한 답글로 작성하였습니다.

 

먼저 대한산경표주창자로써 홀대모 회원님들과 산줄기 산행을 하시는 많은 분들께 공연히 새로운 주장으로 혼란을 끼쳐드림을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홀대모 정기모임을 다녀 온지 열흘이 지나지 않아 이런 글을 공지사항으로 처음 접하게 됨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 땅에서 백두대간에 대한 개념이 싹트기 시작한 것은 이미 천여 년이 넘었으나, 우리 국토에 대한 지리정보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백두산이 최종적으로 우리 영토로 편입된 18세기가 되어서야 백두산과 우리 땅에 대한 지식인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산줄기와 물줄기에 대한 체계화가 시도되다가 19세기 초에 작자미상의산경표에 의하여 드디어 우리나라의 산줄기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산경표가 언제, 누가, 무슨 목적과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졌는지 알려지지 않았고, 이후 충분한 보급과 발전을 보지 못한 체 일제 강점기를 맞이하여 한 동한 잊혀졌다가, 1980년 이후에 우리에게 다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00년도 전후하여 등산동호인들 사이에서 백두대간 종주 붐이 일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홀대모가 올해 17주년을 맞았다고 하니, 2002년도라면 다양한 형태로 대간, 정맥 산행이 이루어지고 온라인 카페활동이 활성화 되던 시기에 산행정보 교환과 동호인들의 유대형성을 위하여 홀대모가 만들어지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물론 홀대모가 한번을 침체기를 거쳐 재차 활성화 되면서 운영의 취지가 다소 바뀌었을 수는 있습니다.

 

이후 2004년 박성태님의 신산경표초판이 발간되면서 대간, 정맥에 머물렀던 산줄기 답사의 발길이 지맥으로 확산되는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점차 대간, 정맥을 마치고 지맥산행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홀대모구성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지맥산행으로 넘어 갔고 그 중심에는 신경경표가 자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산경표는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최초로 체계화한 확기적인 저술이기는 하나, 200여년전 정밀지도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시기에 현재와는 달리 풍수지리설과 성리학적 왕조사회 이념이 지배하던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산물로 현재 우리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 산경표가 기존의 산경표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여 대간과 정맥의 수정에 대하여는 부정적인 평가를 무시할 수 없으나, “지맥의 체계화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발명이라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대간, 정맥 만으로는 부족했던 우리나라 산줄기체계를 지맥으로 확대하고 정밀한 한국의 산줄기 지도(산경도)를 발간한 공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산경표의 재발견에 따라 백두대간과 정맥 산행을 마치고 나서, 저 또한 신 산경표로 인하여 신 산경표가 명명한 남한의 전지맥 산행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맥산행을 하면서 지도를 즐겨 보던 까닭에 지맥의 끝이 왜 이리로 갔을까?”, “어는 산줄기를 주된 산줄기로 볼 것인가?“하는 의문을 수시로 품게 되었고, 함께 산행을 하던 분들로 부터도 그런 말을 가끔씩 듣게 되었습니다. 오랜 고심 끝에 산줄기의 체계를 세우는 기준이 다르거나 기준에 충실하지 못할 때 생기는 문제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고, 지맥산행이 끝난 이후에 평소를 생각을 대한산경표라는 이름으로 남한의 산줄기를 1대간 9정맥 175지맥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인문학에는 하나의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합리적인 대안 제시를 막지도 않습니다.

대한산경표의 산줄기 정리 기준과 이에 따른 산줄기 목록만을 온라인으로 먼저 공표하여 관심 있는 분들의 좋은 의견과 비판을 기다리면서 아직 단행본 발간을 서두르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산경표의 잘 못된 부분이 있다면 거리낌 없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대한산경표는 우리 땅과 산줄기에 대한 사랑과 우리의 전통지리관이 담긴 산경표를 미래 지향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대한산경표가 선조들의 전통지리관 조금이라도 발전시키는데 일조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그러기에 앞으로도 보다 더 노력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현재 산줄기 산행을 하시는 분들의 소수의 손에만 달려 있지는 않습니다.

대한산경표가 산과 물의 상관관계를 중시한 선조들의 산수관을 우리 산줄기에 가장 잘 반영한 중대한 발견으로 평가 받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후대의 평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대간, 정맥 산행을 마치고 지맥까지 산줄기 산행을 이어 가시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수백명 아니면 많아야 1~2천명 수준이 아니겠습니까?

전체 등산인구의 0.01%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뜻과 행동을 함께하는 동지들입니다.

 

선배님들 중에 산줄기에 대한 견해를 달리한다고 하여 서로 반목하는 경우를 보아왔습니다.

저는 선배님들의 잘 못된 전철을 답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지맥 산행이 끝내고 박성태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조금은 꺼림직 하게 생각하시는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서 완주증서를 받았습니다.

졸업장이 탐이 나서였겠습니까?

선배님들의 공적을 인정하고 선배님들의 격려를 받는 후배의 길을 가고자 한 것입니다.

 

최근 대한산경표에 공감하는 일부 산행기로 인하여 선배님들이 심기가 불편하셨거나 운영진분들의 게시판 관리에 불편이 있었던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렇다하여 충분한 대화나 사전 예고 없이 제재를 운운하는 공지글은 조금 성급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줄기 산행의 본산임을 자랑하는 홀대모역사에 큰 오점을 남길 수 있는 일입니다.

조선시대 산경표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분들의 눈에는 대한산경표뿐만 아니라 신 산경표또한 유사 산경표 일 뿐입니다.

제한된 틀을 가지고 회원들의 다양한 산행기를 검열한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함께 하여야 할 공통분모 보다는 작은 차이를 확대하여 가지치기를 하려고 하신다면 그 나무는 앙상한 줄기만 남기고 결국은 말라 죽고 말게 될 것 입니다.

 

우리 회원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가 아닙니다.

잘 못 되었거나 서운한 부분이 있으면 전화나 만나서 술 한잔 하면서 오해를 풀고 서로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예를 든다면, 산행기를 올릴 때에는 제목에 홀대모 산줄기 분류에 의한 산줄기명이 포함되도록 해달라거나, 대한산경표를 설명하면서 본의가 아니더라도 선배님들의 심기가 불편할 수도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등등...

 

다소 서운하시가나 불편하시더라도 넓은 포용력으로 끌어안아 도량이 넓은 홀대모의 원로, 선배, 운영진으로 계속 반갑게 마주하며 존경 받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2019. 5. 1.

대한산경표 박흥섭(산으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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