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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지리산

초보의 지리산 단독종주기...OK mountain 책에 채택된글

by 수헌! 2007.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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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일자:2003.7.31-8.3 (3박 4일)

            ## 지리산을 꿈꾸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올 5월 31일 충남 서천으로 여행을 떠났다.

            가는 길에 홍성의 용봉산 등산을 끼워 넣었는데
            이것이 내가 본격적으로 산을 찾게된 계기가 되었다.

            주말마다 산으로 가기 시작한 한달 쯤,
            갑자기 지리산이 내 머리 속에 자리 잡았다.

            여행으로 섬진강이나 지리산 계곡들은 많이 갔었지만
            지리산은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존재였을 뿐이었는데......

            곧바로 계획에 착수, 이번 여름 휴가에 맞추어
            치밀한 사전 조사와 산장, 열차 예약까지 끝냈다.

            산행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려면 지리산 종주를 해 보라라고 했던가?

            출발 전날 밤 약간의 걱정스러움 즉 산행초보가
            더우기 40대 중반의 나이로 단독으로 한다는 것이
            무모 한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
            소풍가기 전날 밤의 유치원생처럼 설래레이기도 했다.



            ##첫째 날(7.31)(서울역-구례구역-구례-시암재-성삼재-노고단 탐방-노고단 산장)

            아침 7시50분 여수행 무궁화호(22500)에 몸을 싣고
            서울역을 출발 잠시 눈을 붙인다.


            전주를 지나 우리 나라 최장의 터널인 슬치터널을 지나면
            전라선중 가장 아름다운 역(내생각) 압록역을 지난다.

            압록역은 진안의 마이산 에서부터 발원된 섬진강이
            여기에서 보성강과 합류하는 두물 머리 지점에 자리잡은 간이역이다.
            마치 춘천의 강촌 역을 연상하면 비슷하리라.

            철길과 나란히 도로가 나있고 그리고 나란히 섬진강이 흐르고
            강변 모래밭과 병풍처럼 펼쳐진 산자락들.......

            구례구역에 도착(12:55)하여 부지런히
            구례 터미널 행 버스(750)에 몸을 싣는다.(1:03)

            채 10분도 안 기다리므로 어물쩡 거리다가는
            택시타고 성삼재(30000 추정)가야한다.

            구례터미널 도착(1:20)하여 성삼재행 차표(3200)끊고
            점심 사먹고 지리산지도(1500)와 손수건(2000)도 한 장씩 사고
            헉헉거리는 터미널 공터를 처다 보며 차오기를 기다린다.

            2시10분 성삼재 행 버스 타고 출발하였으나 휴가철이라 차가 밀려서
            중간에 시암재 까지 밖에 못 간단다.

            국립공원 입장료(2600)내고 한참을 구비 구비 돌아가니
            시암재 휴게소가 나타나고 거기부터
            성삼재까지 차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2:55)

            14kg이라는 배낭 지고 걸어 본적은 20년만에 군대생활이후 처음이라
            더우기 예상 밖의 덤인 코스를 차들의 매연이 나오는 아스팔트길을
            오르려니 처음부터 힘이 든다.

            성삼재에 도착(3:20) 4시에 노고단 탐방(공짜)이 예약되어있어
            쉬지도 못하고 바로 올라선다.

            마음만 바쁠 뿐 배낭무게가 점점 어깨를 누르기 시작하고
            벌써부터 땀은 비오듯 쏟아진다.

            넓다란 비포장 돌길을 따라 죽어 라고 올라가니
            드디어 노고단 산장에 도착(4:00),바로 노고단으로 올라간다.

            탐방안내소에 다다르니(4시10분) 늦었다고 안 된다고 한다.
            갑자기 꼭지가 돌기 시작,
            이 탐방을 하려고 하루를 투자했는데,
            안 그랬으면 오늘밤에 출발해도 되는데......

            겨우 통과하여 노고단 정상으로 오른다.

            老姑檀 늙은 시어머니 제단이라는 뜻인가,
            국모신(國母神)을 모시는 제단이란다.
            박혁거세의 어머니를 모신다고 했던가?

            야생화 천국이다.
            온갖 꽃들과 풀들이 노고단 전체를 덮고 있다.
            인간이 이곳을 폐허로 만들고 다시 복원하는 과정이란다.

            강원도 곰배령이 때묻지 않은 자연적이라면
            이곳은 조금 인공적인 냄새를 풍긴다.

            안내원의 충실한 설명으로 야생화 이름도 외우고
            지리산의 역사와 사연을 듣고 있노라니
            하루를 투자 한것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

            참고로 노고단 높이 1507M는 이 제단 꼭대기
            돌끝 까지 높이이고 정상은 1502M란다.

            한시간의 탐방을 마치고 노고단 대피소로 내려와서
            잠자리 배정(5000)받고 저녁을 해서 먹었다.

            아침,저녁은 햇반에 일회용 국이다.
            조리방법은 코펠에 물을 붓고 햇반을 넣고 약 5분간 끓인다.

            다음 일회용 국을 넣고 끓인 다음
            햇반을 말아서 포장김치(80g)과 함께 먹는다.

            이것저것 더 가지고 올 수도 있지만 짐을 최소한으로
            꾸려야 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만족한다.

            더우기 물 소모량이 적어서 밥 먹고 커피까지 타먹는데
            1.5L물병으로 3끼까지 가능하다.

            저녁노을보기 좋은 곳에 자리잡고 팩 소주를 마시고
            앉아있노라니 정말 부러울 게 없었다.

            마침 지나가던 대피소직원이 "보기 좋습니다"하고 말을 건낸다.
            그때만큼은 내 얼굴이 행복해 보였으리라.

            눈썹 같은 초생달이 떠있고 별들이 반짝이고......
            산장으로 들어가니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그런지 조금은 소란스럽다.

            모포2장(2000)을 들고 폭이 5,60cm밖에 되지 않는
            군대내무반 침상에 누워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한다.


            ##둘째날(8.1)(노고단-돼지령-임걸령-노루목-무덤-삼도봉-화개재-
                          토끼봉-총각샘-명선봉-연하천산장-형제봉-벽소령)


            오전5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서둘러 일어나 아침을 준비한다.

            어제 밤에 안면을 익힌 명일동에서 아들과 함께 온 분과
            여수에서 혼자 왔다는 고등학교 물리선생님은 세석 까지 가야하기에
            서둘러 출발하고 나는 벽소령산장에 예약이 되어있어 조금은 여유를 부린다.

            6시30분에 산장을 출발 노고단에 오른다.(6:38)
            노고운해가 지리10경중 하나라던데 오늘은 그 정도의 운해는 볼 수 없었지만
            반야봉 밑으로 자욱한 운해가 섭섭함을 조금 달래준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임걸령 샘터이다.
            여기에서 물을 충분히 확보해야지 연하천 까지 무사히 갈 수 있다.

            가끔씩 이 샘터를 놓치고 지나치는 분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화개재에서 뱀사골산장까지 만만치 않은 거리를 내려가서
            물을 보충하던지 아니면 명선봉 가기 전에 총각샘에서 물을 떠야 하는데
            총각샘은 표지판도 없다고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뭐 참고 가는 수밖에......

            룰루랄라 아침이라 상쾌하게 나 홀로 산행이 시작됐다.
            곧이어 돼지령, 산돼지들이 많아서 돼지령 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타나는 임걸령 샘(7:40),
            충분한 물 보충(1.5L+0.5L)후 한참을 가니 노루목이다.

            여기서 반야봉을 갔다와야 할지 잠시 갈등,
            지리산 3대봉이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인데......
            하지만 왕복 2시간에다 초행길이라는 핑계로 결국 포기하고 만다.
            나중에 산에 좀더 익숙해지면 반야낙조를 보며 비박을 해볼까한다.

            무덤을 지나 삼도봉에 도착하니 9시이다.
            전북,전남,경남 3도의 경계선이 이곳 정상에서 만난다 해서
            이름은 물론 표지석도 삼각형이다.

            여기부터 화개재 까지는 나무계단길이다.
            550계단을 내려 서야한다.
            사람이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려 한 것이라고 한다.
            아래에서 땀 뻘뻘 흘리고 올라오는 사람들과 마주칠 때면
            내려가는 내가 공연히 미안한 것 같다.

            화개재도 역시 등산객들의 발길로부터 황폐해진
            넓다란 공터만 남아 다시 복원공사중이다.
            복구에 얼마나 걸릴 건지......

            잠시의 휴식후 오늘의 코스중 가장 힘들다던 토끼봉을 향해 출발했다.
            토끼봉 정상부근도 보호대가 쳐져있고 복원중인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정상부근은 야생화들의 천국이지만
            작렬하는 태양 때문에 멈춰서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

            명선봉 가는 길의 총각샘은 이미 위치를 충분히 숙지한 터라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바위틈에서 물이 나오고 있었으며
            물맛은 지리산 종주 구간 중 최고인 것 같다.

            명선봉을 지나 연하천 산장에 도착(12:30),
            점심을 라면으로 때운다.

            물이 많기로 유명한 연하천 산장은 개인소유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물건값이 다른 산장들보다 훨씬 비싸다.

            하지만 그것은 시원한 아니 얼음물 같이 찬물로 충분히 보상된다.
            햇빛 피할 곳이 마땅히 없는 것이 그렇지만......

            충분한 휴식 후 벽소령을 향해 출발(1:45),
            형제봉을 지나 오르락 내리락을 몇번을 반복했을까,
            체력이 바닥 날 때 쯤 벽소령에 도착(4:00)하였다.

            숨쉬기도 벅찬 뜨거운 날씨에 산장앞 탁자들은 뜨겁게 데워져 있었다.

            벽소령산장은 다른 산장에 비해 화장실이 좋지 않다. 연하천도 마찬가지고.
            일반적인 유원지 가면 맨 구석자리에 흔히 볼 수 있는 간이 화장실이다.
            하지만 세석 화장실에서는 전면으로 세석평전이 펼쳐져 있고
            장터목산장 화장실은 멀리 지리산 연봉들이 펼쳐져 있다.

            또한 물을 아껴 써야 한다.
            왜냐하면 식수가 계단길 50m 아래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벽소명월 이라고 했던가,
            저녁을 먹고 옆쪽 언덕위로 올라가 하늘을 쳐다보며 술 한잔 마신다.

            오늘도 역시 초승달이다.
            저 달이 보름달일 때 정말 벽소명월이 될텐데.....

            자기 전에 옆 사람의 충고대로 맨소래담을 바르고 잠자리에 든다.


            ## 셋째 날(8.2) (벽소령-덕평봉-선비샘-칠선봉-영신봉-세석-
                             촛대봉-연하봉-장터목-제석봉-천왕봉-장터목)


            어제부터 핸드폰 겸 시계가 죽었다.
            이렇게 빨리 베터리가 소모될 줄은 몰랐는데......
            베터리 2개로 이틀을 못 버티다니,
            다음부터는 시계는 꼭 챙겨와야겠다.

            따라서 아침에 일찍 일어날일이 걱정이었는데 기우였다.
            늦게까지 잘 수도 없다.
            모두들 새벽같이 일어나 주섬주섬 준비하고 나가는 소리 때문에......

            눈뜨니 5시 20분,
            밖에 나와 보니 여기저기 침낭 하나만 덮고 비박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침 먹을 생각이 아직 없었고 또 밑으로 내려가
            물을 뜰 생각을 하니 끔찍해서 바로 배낭 싸서 산장을 출발한다(6:00).

            아침 일찍 출발하니 기분도 좋고 어제 약바른 효과 때문인지
            통증도 별로 없고 걸을만하다.

            선비샘에 도착(7:00)하여 아침을 먹고
            세석 산장을 향해 발길을 재촉한다(7:45).

            어제까지는 괜찮았는데 오늘부터 내리막 길이 부담스럽기 시작한다.
            허리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2년 전인가 디스크로 K대 부속 병원으로부터 수술하라는 말을 듣고
            여지까지 버텨왔지만 항상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부담감이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멋진 풍광에 힘든 것에 대한 위안을 삼는다.
            쉬는 순간도 많아지고 또 길어진다.

            하지만 이것이 홀로 산행에 좋은 점이다.
            물론 여럿이 왔을 때의 즐거움이나 재미는 없지만
            이렇게 뒤쳐졌을 때 토끼몰이 당하는 듯한 느낌은 없을 것이고
            또 앞사람 등산화만 쳐다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이곳저곳 마음놓고 경치를 즐기며 갈 수 있어서 좋다.

            칠선봉 정상에서 숨을 고르고 쉬고 있는데
            옆에서 쉬던 부부가 복숭아 한 조각을 건내준다.
            하지만 배낭무게 줄이려고 과일 한 개도 준비 못한 내가
            줄 것은 밀크 카라멜 1갑이 고작이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최소한 오이 몇 개는 꼭 넣어 오리라.

            영신봉을 지나니 아래로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지고
            그림 같은 산장이 나타난다.
            세석 산장이다(10:25).

            4,5월이면 이 넓은 평전이 온통 진달래, 철쭉으로
            뒤덮일 것을 생각하니 정말 아름다울 것이다.

            황도 한 캔(3000원)과 커피한잔을 끓여 먹으며
            세석 평전을 감상하고 11시에 장터목을 향해 출발한다.

            바로 위가 촛대봉, 여기서 멀리 천왕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봉우리가 구름에 덥힌 그곳을 오늘 오를 예정이다.

            이후 연하봉을 거쳐 장터목 산장까지 조심스럽게 걸어 도착하니(1:15)
            배도 고프고 허리와 다리도 아프지만 무엇보다도 힘드는 건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과 비오듯 흐르는 땀이다.

            점심을 먹고 어차피 내일도 천왕봉에 가는데
            오늘은 내쳐 이곳에 쉴까도 생각했지만
            보험 드는 기분으로 올라가리라고 마음을 굳히고
            무거운 다리를 옮긴다(2:10).

            지리산은 비가 많기로 유명한데
            혹 내일 새벽에 날씨가 좋지 않아 일출을 볼 수 없다면
            바로 내려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석봉에 오르니 자연파괴의 현장이 펼쳐져 있다.
            고사목이 아니라 횡사목이라고 해야하나?
            도벌꾼들이 도벌의 현장을 숨기려고 이곳을 불질러서 황폐화 됐단다.
            이곳을 10년 전부터 구상나무들을 심어 복원이 진행 중에 있다.

            얼마 전에 이 제석봉 복원 방법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구상나무들의 발육이 부진하여 진단결과 제석봉 토양이 강산성이라
            토양개량을 해서 복원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쪽과
            특정식물의 생장을 위해 서식환경을 바꾸는 것은
            생물들 사이에 경쟁에 의한 자연 복원력을 해칠수 있다는 쪽,
            어느쪽도 맞는 이야기 같다.

            제석봉지나 통천문 철 계단을 오르니
            그렇게 힘들이며 온 목표점 천왕봉이다(3:10).

            드디어 내가 천왕봉에 안긴다.

            정상 표지석 전면에는 "智異山 天王峰 1915m"
            후면에는 "韓國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

            정말 멋진 글 같다.
            잠시 정상에 앉아서 지리산에 대해 정리를 해본다.

            내가 느낀 지리산은 어머님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부드러운 곡선으로 연결 연결된 튀지 않는 산,
            끝없이 넓고 깊은 산, 결코 위험한 산은 아니지만
            아무나 갈 수 있는 산은 아니라는 생각......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오는 구간,
            보통 체력이 소진 됐을 때 부상이 오는 법,
            조심조심 장터목까지 다시 내려왔다(4:40).

            장터목 산장은 맞바람 맞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바람이 몹시 심하다.
            하지만 식사를 하며 지리산의 수많은 연봉들을 조망하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다.
            멀리 노고단 반야봉을 쳐다보면서 커피를 마시면 맛이 배가된다.


            ## 마지막날(8.3) (장터목-제석봉-천왕봉-장터목-소지봉-하동바위-백무동)

            3시30분 기상이 이젠 걱정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천왕봉 일출 보러 올라갈 준비를 한다.

            헤드랜턴, 일주일전에 준비한 윈드 자킷,
            그리고 혹시나 하며 가지고온 무릎보호대를 처음으로 차고
            컴컴한 어둠 속을 향해 출발한다(4:00).

            천왕봉 도착(5:00),해가 뜨려면 아직 30분이나 남았지만
            바람세찬 천왕봉 정상에는 사람들로 벌써 만원이었다.

            천왕봉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데......
            혹시나 하고 기다렸으나 역시 덕이 모자랐었나보다.
            날은 순식간에 밝아왔다.

            장터목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 후
            백무동을 향해 하산하기 시작 한 건 8시20분이었다.

            백무동 코스, 어젯밤 옆 사람이 말렸듯이
            바윗길 너덜지대로 만만치 않은 코스였다.
            하지만 하산코스는 어디나 힘들기는 마찬가지 같고
            백무동에서는 바로 서울 동 서울로 가는 버스가 있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안 보인다.
            소지봉까지(9:50)는 그런데로 내려 왔는데
            그 다음부터는 인내력 시험하는 것 같았다.

            장터목에서 누군가가 2시간 30분이면 내려간다고 해서
            넉넉히 3시간 예상했는데 내 능력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어차피 11:30분차는 불가능하고
            백무동 깊은 계곡에 발 담그고 한참을 쉬었다.

            12시에 백무동 매표소에 도착 1시30분 차를 타는 것으로
            3박4일의 지리산 종주를 마감한다.


            ## 에필로그

            1.혼자 산행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홀연히 저 뒤에서 나타나서는
              휘적휘적 앞으로 사라지는 산꾼 들이었다.

            그 사람들에게 왜 이 지리산에 자주 오시느냐고 물어보곤 했는데
            가장 가슴에 와 닫는 말은 노고단에서 만난 물리 선생님 이신데
            힘 들 때마다 이곳에 오신다고 한다.
            여기에 와서 종주하고 나면 에너지(자신감)을 되찾아 가신다고 한다.

            나? 글쎄......
            이제 처음 온 초보가 이야기하기 그렇지만
            지리산은 산을 보러 가는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러 간다고나 할까?
            3박4일간의 소중한 시간을 나자신과 함께 대화하고 지냈으니까.

            2.가문비나무와 구상나무와 주목이 잘 구분이 가지 않았다.
              워낙 눈썰미가 없어서 인 것 같다.
              식물원 가서 공부 좀 해야겠다.

            * 가문비나무 - 나무껍질 색깔은 약간 흰빛이 도는 회갈색이고, 비늘처럼 일어남.
                           작은 가지는 노란빛이 돈다. 잎에 2개의 흰줄이 있고
                           잎 위쪽은 짙은 녹색,뒤쪽은 연두색. 잎 끝이 뾰족.

            * 구상나무 - 나무껍질이 거칠고, 어린가지는 황색이나 차츰 갈색으로 바뀜.
                         잎 끝의 가운데가 파여진 凹 형태. 덕유산 이남에 주로 분포.

            * 주목 - 나무껍질 색깔은 홍 갈색이고, 얇게 띠 모양으로 벗겨짐.
                     가지와 줄기는 적갈색을 띤다.
                     잎 표면은 짙은 녹색, 뒷면에 2줄의 옅은 황색 선이 있음.
                     잎 끝이 약간 凸 모양.

            3. 먼저 남들은 수없이 간 그곳에 대해 장황하게 글을 쓴 이유는
               지리산을 가고 싶어하는 초보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될수 있으면
               만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급적 세세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나 또한 갔다오기까지 지리산 여인 검은별 님의 도움이 컸으며
               결정적으로 조언해주신 밤도깨비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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