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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서울 지역 산행

청계산-광교산 종주(양재-수원)

by 수헌! 2005.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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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 2003.11.1(토) 어디로: 양재 화물터미널-옥녀봉-매봉-혈읍재-망경대-석기봉-이수봉- 국사봉-하오고개-KBS 송신탑-바라재-바라산-고분치-고기리 총 산행시간: 7시간 20분(알바 30분, 식사 휴식 시간 포함)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구봉산 등반을 취소하고 대신 그전부터 꼭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청계산 광교산 종주하기로 계획 수정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청계산과 광교산은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산이고 또 수도권에서 가장 긴 종주 코스로 손꼽혀 왔기에 또한 나름대로의 노하우 없이는 실패하기 쉬운 코스라 도전한다는 자세로 자료 준비한 후 이번 산행에 임한다. 출발이 너무 늦은 것이 찜찜하나 야간산행준비까지 마치고 오전 8시20분 에 집을 나선다. 출근하는 사람들과 섞여 양재역 7번 출구로 빠져 나와 7-2번 마을 버스를 타고 종점인 양재 화물 터미널 앞에서 내린다. 산행지도와 산행기를 손에 들고 길건너 주유소와 농협사이의 길로 접어들어 5분정도 걸으니 옥녀봉 올라가는 들머리에 닿는다.(09:35) 완만하고 적당한 오름길, 솔밭길 지나 제법 사람들이 많이 있는 옥녀봉에 도착한다.(10:20) 과천 경마장과 대공원은 내려다 보이는데 그너머의 관악산은 연무 때문인지 희미한 자태만 보여줄 뿐이다. 옥녀봉까지의 순하고 잔잔한 길에 이어 매봉까지 가는 길은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진 계단길이다. 특이한 건 계단마다 번호가 붙어있는 것이 올라 오다가본 입맞춤 길과 함께 재미있다.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지고 특히 직장에서 단체연수 왔는지 조별로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하여 정신없이 매바위 찍고 그리고 매봉 정상에서 숨돌릴 여유도 없이 통과한다(11:15). 여기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없고 아기자기한 오르내림을 즐기면서 혈읍재에서 비탈을 치고 오르니 군부대가 있고 청계산의 최고봉인 망경대(618m)에 올라 한숨을 돌린다.(11:40) 나중에 알았지만 청계산은 고려의 충신들의 흔적이 묻어있는 곳이다. 이곳 망경대를 비롯하여 이수봉 그리고 국사봉까지. 군부대 철조망 따라난 등산로 따라 올라가니 석기봉이다(11:55) 물 한잔 목을 축이고 다시 갈 길을 재촉하여 헬기장을 지나 한차례의 커다란 오르내림을 한후 이수봉에 다다른다.(12:25) 이수봉,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는 사연 때문에 붙여진 이름 같다. 넓은 이수봉 정상도 사람들로 인해 발 디딜 곳이 없다. 정신없이 빠져 나와 한숨을 돌리니 군부대 앞이다. 사람들 틈에 끼어 이곳을 지나가다 느낌이 이상하여 멈춰 선다. 알바다. 옛 골로 내려가는 하산 길로 접어든 것이다. "빽"이다. 그나마 다행히 조금밖에 진행하지 않아 그 옆에 자리 깔고 점심을 먹는다. 항상 그렇듯이 혼자 산행할 때 가장 싫은 순간이다. 바람이 분다. 낙엽이 눈처럼 내린다. 커피한잔 마시면서 한없이 내리는 계곡의 낙엽들을 한동안 바라본다. 우리들이 보기에는 쓸쓸함이 있으나 나무들에게는 한겨울을 준비하며 버티는 처절한 몸부림인 것을....... 다시 이수봉 찍고 국사봉을 향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곳부터가 본격적인 산행 기분이 든다. 그 많던 사람들의 인적이 갑자기 끊긴다. 늦가을의 능선 산행의 진수는 이곳부터가 시작이다. 마지막 가파른 올려부침 후에 청계산의 마지막 봉우리 국사봉에 다다른다.(13:20) 멀리 지금까지 지나왔던 봉우리들이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산들이 앞에 놓여있다. 내려 가야할 하오고개 쪽을 확인하고 서서히 긴장된다. 지금까지는 워낙 사람들도 많았고 안내판도 잘 되어있어서 길을 잘못들 염려가 없었지만 이곳부터는 지도와 참고 산행기를 비교해 보면서 조심스럽게 진행해야한다. 운중동 능선 안내판에서 비탈길을 한번 오르면 긴 나무의자들이 있는 쉬어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방향 변경하여 남쪽으로 내려서야 하오고개로 내려온다. 하지만 서둘러 가다 이곳을 그냥 진행하면서(인덕원 방향) 두 번째 알바를 한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서는 아픔, 하지만 돌아 설 때는 빠를수록 좋다는 건 인생과 같은 것 같다. 다시 돌아와 철탑 지나 무덤들을 지나니 왼쪽으로 도로로 내려서는 길이 나오고 구 도로로 내려선다.(14:40) 산행안내도가 커다랗게 붙어있는 구 도로를 건너면 엄청난 속도로 차들이 지나는 판교-의왕간 자동차전용도로가 나온다. 그 길을 잘 보면 고개 정성부근에 중앙 분리대가 없는 곳이 보이는데 그곳을 가로질러 판교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절개지 보호 철망이 없는 곳이 나온다. 그곳으로 올라서서 콘크리트 수로 따라 절개지의 급경사 길을 멀리보이는 송신탑을 목표로 단순 무식하게 치고 올라가면 된다. 사람들의 흔적은 별로 없지만 빛 바랜 표지기에 용기를 얻어 오르다보면 KBS 송신탑이 나오고 철조망 통과 후 넓다란 임도쪽이 아니라 또 다른 송신탑 뒤쪽으로 가야한다. 그 이후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만추의 능선길이다. 낙엽이 푹신하게 쌓여있고 어느덧 시끄럽게 들리던 차 소리도 사라지고...... 초행길이지만 선답자들의 뒷사람들을 위해 설치해 놓은 표식은 나같은 초보자들도 가능하게 하며 또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간간이 매어놓은 표지기는 차지하고라도 하오고개 절개지의 가시덤불 제거라든지 특히 얼마전에 박달령님께서 설치해 놓았다는 갈림길 표시표찰이 없었다면 초보 초행자가 혼자 오기에는 불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바라재에 도착 눈앞의 바라산을 향해 힘을 모은다.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오르니 바라산 정상이다(16:10) 정상에서 백운 저수지를 바라보며 오늘 산행을 고민한다. 발의 부상같다. 내리막길 걸을 때 왼발 바깥쪽 복숭아 뼈 3cm위쯤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점점 심해진다. 더욱이 17:30분 정도면 산은 어두워 질 것이다. 앞으로도 3시간 이상 가야하는데 헤드랜턴 하나로 초행길의 산 속에서 어둠과 싸우기에는 얼마 전에 백덕산에서 경험했듯이 무모한 짓인 것 같다. 바라산아래 고분치에서(16:30) 아픈다리를 이끌고 고기리로 탈출하면서 다음에 9시간에서 10시간까지 여유를 가지고 다시한번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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